신 전원일기- 피는 물보다 진한가요?/최송희 아침 일찍부터 찾아온 지체들로 인해 우리 집은 잔치 집처럼 북적거렸습니다. 풀이라도 뽑겠다고 온 지체들은 아예 밥에다 반찬까지 준비해 와서 제가 손댈 것이 없게 해놓고 일을 시작합니다. 조금 있으니 젊은 남자 집사님이 더 어린 피시방 죽돌이들(죽치고 있는 사람)을 다섯 명 거느리고 나타났습니다. 본인이 워낙 아웃사이더로 애먹이던 전력이 있기에 그쪽 인물들을 잘 알아서 섭외가 척척 된 모양입니다. 의리로 시작해서 의리로 끝나는 남자 여섯 명은 여자 집사님들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잘도 합니다. 세상적으로 보기에는 약간 찌질이 과에 속할지 몰라도 남자 집사님이 전도만 잘 하면 다 야곱과로 들어올 수 있는 청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뜨거운 햇볕 밑에서 일하던 여자 집사님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더보기 신 전원일기- 노란 리본을 매주세요/최송희 밭에 심어놓은 무는 싹이 몇 개 나오지도 않았고, 배추 모종 심어놓은 것도 영 시원치가 않습니다. 그 동안 줄기차게 비가 왔기 때문입니다. 이웃집도 배추와 달랑무를 다시 온실에 심었습니다. 남편 없는 동안에 혼자 하느라 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니 애쓴것에 비해 성과가 없어서 남편이 돌아와서 보면 서운할 것 같습니다.어쨌거나 이제나 밭일을 마무리해줄 남편이 와야지 정리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편 면회를 가면서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타이 어 옐로우 리본 라운드 더 올드 오크 트리] 낯익은 팝송이 흘러나옵니다. 가사가 이렇습니다.나 형량을 다 마치고 출소해서 집으로 가고 있소.당신이 내 편지를 받았다면 그리고 아직도 날 원한다면 노란 리본을 고향의 늙은 떡갈나무에 걸어주오.3년이란 참 긴 세월인데 .. 더보기 신 전원일기- 밥만 묵고 삽니꺼?/최송희 집에 데려다놓은 손바닥만한 강아지들이 6개월 만에 완전히 커버렸습니다. 한 마리는 발바리라 덩치가 크지 않지만 다른 한 마리는 진도개 잡종이라 덩치가 송아지만한 크기로 자랐습니다. 이 녀석 들에게 해주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침저녁으로 밥을 챙겨주는 일인데 먹던 음식찌꺼기를 종종 주다보니 맛이 들려 사료만 주면 먹으려고 하지 않아 끼니마다 뭘 주어야하나 늘 신경을 써야합니다. 강아지들은 그래도 밤마다 산에서 고라니나 멧돼지가 내려오면 짖어서 쫓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에 밥값은 제대로 합니다. 그런데 요놈들이 어른 덩치가 되고 보니 고추도 커다래져서 장가를 가고 싶은 눈치입니다. 사실 암수를 가져다 놓으면 이 점은 해결 되겠지만 새끼를 수두룩하게 낳으면 온 집이 개판이 될 것 같아서 수놈만 두 마리 .. 더보기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 138 다음